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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6

숲 | 할런 코벤 |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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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20년 전, 사람들은 그 숲에 비밀을 묻었다!

 

 

 

여름캠프가 벌어지던 20년 전 어느 날, 4명의 십대(마고 그린, 더그 빌링엄, 길 페레즈, 카밀 코플랜드)가 숲에서 사라졌다. 사건이 벌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아이(마고 그린, 더그 빌링엄)는 숨을 거둔 채 발견된다. 그러나 나머지 둘(길 페레즈, 카밀 코플랜드)의 행방은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사건 피해자의 부모들은 캠프장 주인이었던 아이라를 상대로 관리 소홀을 문제 삼으며 소송을 시작하고, 거액의 합의금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실종된 카밀의 오빠이자 카운티 검사인 폴 코플랜드 앞에 20년 전 자신의 동생과 함께 사라졌던 길 페레즈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새로이 20년 전 사건을 파헤치며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린 『숲』.

 

 

숲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나는 그게 가장 궁금했었다. 웨인 스튜벤스가 카밀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마고 그린에게 했던 것처럼 몸을 꽁꽁 묶어놓고 겁을 주지는 않았는지. 더그 빌링엄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가 몸부림치다가 상처를 입지는 않았는지. 인디애나와 버지니아의 피해자들처럼 그가 카밀을 산 채로 매장했는지.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지. 얼마나 겁이 났을지. 그리고 지금…… 새로 떠오른 궁금증이 있다. 카밀이 숲에서 살아나오지는 않았을까?    - p.469, 470  

 

 

20년 전 숲에서 벌어졌던 아이들의 죽음과 실종을 두고, 누군가는 진실을 파헤치고자 고군분투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진실을 덮고자 팽팽하게 맞서는 긴장감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서늘하리 만큼 이어졌달까. 정교하게 잘 짜여진 플롯과 그 안에서 군더더기 없이 일사불란하게 제 역할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 하나 하나가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특히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허 미스터리가 의심치 않았던 인물에 의해서 철저하게 은폐되었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면서, 새삼 그들의 옳은지 그른지 조차 불분명해져버린 위대한 사랑을 마주하게 하는 점도 흥미롭다.

 

 

가끔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해질 때가 있다. 현실 속의 눈부신 햇빛 아래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어두운 숲 속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 p.523

 

 

 

할런 코벤의 소설을 읽은 건, <숲>이 처음이었다. 처음 접하는 작가이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낯선 작가의 글을 읽는다는 데서 오는 묘한 기대감도 반쯤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익숙한 것이 아닌 새로운 것에 끌리기도 하니까, 시작은 그런 가벼운 마음에서 였다. 

 

그런데!! '첫 장에서부터 압도되었다'는 말에 조금의 부족함이 없는 한 권이었달까. 무심히 집어들었던 직전의 행위가 무색하게 단숨에 읽어버릴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했다. 사실 작가의 말이나 옮긴이의 말은 가급적 소설을 다 읽은 후에 살피는 편인데, 『숲』의 경우 작가에 대해서나 책에 대해서나 아는 정보가 너무 없어서 먼저 읽었었다. 그리고 말미에 '만약 『숲』이 당신이 경험한 첫 번째 코벤 소설이라면 책장을 덮는 순간 어느새 그의 나머지 작품들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적은 옮긴이의 말을 눈으로 읽었었다. 책을 다 읽은 시점에서 모르는 새에 할런 코벤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되뇌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새삼 그 대목이 다시금 선명하게 떠오른다.

 

 

 

 

 

- 8점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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