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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6

싸드 | 김진명 | 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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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미국 · 중국 · 러시아 · 일본
저들은 왜 한반도에 싸드를 논하는가?
"대한민국은 자주 독립 국가다!"

 

 

 

큰 맥락으로는 실제 상황을 토대로 하면서도, '소설'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허구적 장치를 십분 활용해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능수능란함, 그것이 김진명 작가의 소설이 가지는 무기이자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싸드』역시 마찬가지다. 싸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우리나라와 주변국의 실제적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허구를 적절히 가미해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이유다. 그리고 이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허구'의 전개 양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면 아래서 아주 은밀하고도 위태롭게 벌어지고 있을 나라 안팎의 정세를 매섭게 꿰뚫고 있기에, 한층 흥미롭게 다가온다.

 

소설 속 주인공 어민은 아버지의 정성 덕에 변호사 직함을 달지만, 3년이 넘도록 취직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아주 우연한 소개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첫 수임도 맡는다. 그러나 자신에게 수임을 의뢰했던 리처드 김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이에 어민은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파헤치고자 무작정 미국으로 향한다. 세계은행 연구원으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던 리처드 김은 왜 죽을 수밖에 없었던 걸까. 미국에 도착한 그는 리처드 김이 행했던 연구를 중점적으로 한 행적을 쫓으며, 차츰 그의 죽음에 싸드가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채게 된다. 그러나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기 마련. 그 뒤에 아주 거대하고도 위험한 배후가 버티고 있음에까지 도달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딱히 없어 보인다. 그저 그가 믿는 진실을 허공에 대고 외치는 것뿐.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나는 그 음성 파일을 들었습니다!
싸드를 조심해야 합니다!
싸드는 전쟁입니다.
미국과 싸워야 합니다."

- p.349, 350

 

 

 

몰입도 높은 스토리일수록 결말에 대한 기대가 수직 상승하기 마련이다. 『싸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마지막 문장을 끝으로 책을 덮는 순간 들었던 첫 느낌은 허무했다. 뭔가 잔뜩 힘주어 나아갔다가 막판에 맥이 탁 풀려버린 결말이었달까. 그런데 몇 번이고 곱씹다 보니 이게 최선일 수도 있겠구나,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다소 민감한 주제인 탓에 이것이 작가의 입장에서 마무리지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결말일 수도 있겠다 싶었던 거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책을 읽은 우리 스스로가 자연스레 미치게 되는 생각의 다다름에 있다고 생각한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싸드를 조심해야 한다고 핏대를 높여 외치던 어민과 그 옆에서 그를 지지한다는 피켓을 들어 올린 미진을 마주하면서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을 하며….

 

 

 

 

 

싸드 THAAD - 8점
김진명 지음/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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