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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6

ふわふわ(후와후와) | 村上春樹 | 講談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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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한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 단쓰!

 

 

 

일본에서 출간된 문고본 마지막 페이지를 들춰보니, 발행일이 2001년이다. 그렇다면 첫 선을 보인 것은 그에 2~3년은 앞섰던 것으로 보인다. 어쩐지 가는 곳마다 양장본은 물론이고, 문고본 조차도 몇몇 서점에선 발견조차 하지 못하던 것을 신주쿠 기노쿠니야에서 겨우 찾은 것이다.

 

여하튼 그리하여 손에 들어온 『'ふわふわ, 후와후와』. 여백의 미를 한껏 살린 그림책이기에 정말이지, 후하게 잡아도 10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써 이 그림책을 찾았던 이유는 비록 고양이와의 동거 경험은 없지만, 적잖은 시간을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기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하리라는 기대감 탓이었다. 더욱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 어디에선가 안자이 미즈마루와의 인연에 대해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었기에 그들의 공동 작업의 결과물이 더욱 반갑게 다가왔던 이유도 있다. 역시나 읽으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미소 짓게 되는…, 그런 따뜻한 책이었다. 가까이에 두고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고 싶어질 만한 마음에 꼭 드는!

 

 

원제 부드럽게 부푼 모양을 가리키는 의태어로'ふわふわ(후와후와)'는 , 우리말로 옮기자면 '푹신푹신'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린 시절 함께 지냈던 고양이 단쓰(だんつう)와의 추억을 적은 글에 안자이 미즈마루의 무심한듯 하지만 어쩐지 정감이 가는 파스텔톤 그림이 어우러진 그야말로 한 편의 예쁜 동화다. 어린 시절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 단쓰의 보드라운 털을 어루만지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행복했던 기억이 그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생생하기 살아 있음이 읽는 이들에게까지 온전하게 전해진달까. 하물며 반려묘,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중이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무라카미 하루키가 풀어놓는 단쓰와의 추억이 결코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벌러덩 드러누운 채로 한껏 잠에 취한 녀석의 보드라운 배 위로 가만히 귀를 갖다 대어 본다. 그러고는 슬며시 털을 매만지는 그 순간의 촉감과 느낌이 참으로 좋다. 어느 날 갑자기 이 행복이 영영 사라져 버리면 어쩌지…, 지레 겁먹을 만큼. 새삼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そこに静かに転がっている。
だれもなにも言わない。
世界にはぼくらだけしかいないみたいに感じられる。

조용히 뒹군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세상에는 우리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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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옆에서 고른 숨소리를 내며 살포시 잠들어 있는 우리집 강아지. 끄적이기를 마치면서 사랑스런(?) 손길로 쓰담쓰담했더니만, 귀찮은듯 뒤도 안 돌아보고 일어나 몇 발자국 앞으로 가더니 다시 드러누웠다. 흑ㅠㅠㅠㅠ 잠시 잠깐 『후와후와』를 읽으며 한껏 취했던 샤방했던 분위기를 홀랑 깨준 시크한 녀석에 순간 당황했다. 설핏 잠들었을 때나 먹을 때엔 그냥 건드리지 않는 걸로;;;; 

 

 

 

 

 

후와후와 - 10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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