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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6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 이기호 |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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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한 사람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습니다.

 

 

 

단편 소설 보다도 더 짧은 길이의 소설 40 편이 실린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편 수에 비례하게 소설 속 등장인물 역시 매우 다양하다. 직업, 연령은 물론이고 그들이 처한 상황 모두 제각기지만, 우리는 이들의 모습 안에서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것은 내 이야기, 내 주변 이야기, 하다못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눈에 띄어 훑었던 기사에서 만난 이야기 혹은 흘려 들었던 라디오 뉴스에서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결코 낯설지만은 않은 우리네 이야기인 이유일 것이다. 말하자면, 제자리걸음인 현실을 묵묵히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랄까. 그래서인지, 짧은 글이라는 것이 무색하게도 그 여운만은 쉽사리 가시지 않는다. 때론 웃음에, 때론 눈물에, 때론 씁쓸함에 무릎 치며 깊이 공감하면서 말이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를 통해 수많은 인물들을 만나면서, 누구의 이야기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은 이들의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친근하게 다가온다. 마치 '너도 그랬지? 나도 그런 적 있어.'라고 말을 건네는 것처럼…. 어쩔 땐 철 없어 보이고, 또 어떤 날엔 한심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들 마저도 그들 나름의 고충을 이기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기에 말이다. 어쩌면… 만만치 않은 세상에 놓여있음에 풀 죽어 있는 이 시기라서, 한층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작가 이기호가 건네는 가차 없는 웃음과 눈물의 이야기'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를 만난 것이 반갑다.

 

 

 

준수는 강원도를 향하는 내내 말없이, 어쩐지 비장해 보이기까지 한 얼굴로 앉아 있었는데, 나는 그게 단순히 우리 미취업자들의 일상 표정이라고만 생각했다.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과 땀에서 배우라는 말,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점점 무표정하게 변해갔고, 결국은 지금 준수가 짓고 이는 저 표정, 그것이 평상시 얼굴이 되고 말았다.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 나도 눈높이를 좀 낮추고 취업하고 싶었다.    - p.25, 26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 8점
이기호 지음, 박선경 그림/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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