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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6

구운몽 | 김만중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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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몽자류(夢字類) 소설의 효시이자 시대마다 재생산되는 환상 문학의 원형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소설 중 하나인『구운몽』. 1687년(숙종 13년) 서포 김만중이 유배지에서 어머니를 그리며 집필했다고 전해지는 이 소설은, 부귀영화의 한낱 부질없음을 말한다. 그러니까 성진과 팔선녀가 꾸었던 꿈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깨닫게 한다는…… 뭐, 다들 이 정도는 알고 있을 것 같다. 나 역시도 학창 시절 교과서에 일부 실린 것을 배웠던 기억이 여태껏 남아있으니. 

 

그때 일부 읽었던 것 이후로, 비로소 전문을 읽게 된 『구운몽』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여전한 느낌이었다. 무료했던 수업 시간에 읽힘 당했던(?)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읽는 것이므로 조금은 색다르기를, 그러니까 좀더 흥미롭게 읽히기를 바랐던 마음이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면에서는 아쉽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신선함이 떨어지는 데다가, '~하나이다, 하나뇨, ~소이다, ~하더라' 등의 익숙지 않은 고전 어투 탓에 글을 읽어나가는 흐름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것에 이유가 있었으리라. 한 켠에서는 성진처럼 부귀영화의 부질없음을 깨우칠 때 깨우치더라도, 그런 삶을 잠깐이나마 살아보고 깨닫든지 말든지 할게 아닌가?, 싶은 삐뚤어진 마음이 들어 육관대사의 가르침이 와닿지만은 않았던 이유도 있었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운몽』은 한국 고대 문학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작품이고, 육관대사에 의한 성진의 깨달음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도 유효하게 존재하는 한, 이것을 읽는 시간이 결코 헛되지는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하기로.

 

 

 

"네가 흥을 타고 갔다가 흥이 다하여 돌아왔으니 내 무슨 관여함이 있으리오? 네 또 말하되, 인간 세상에서 윤회하는 꿈을 꾸었다 하니 이것은 인간 세상의 꿈이 다르다 함이라. 네 아직 꿈을 온전히 깨지 못하였도다. 장주(莊周)가 꿈에 나비 되었다가 나비가 다시 장주가 되니 무엇이 거짓이며 무엇이 진짜인지 분변하지 못했다. 성진과 소유가 누가 꿈이며 누가 꿈이 아니뇨?"    - p.231

 

 

 

 

 

구운몽 - 8점
김만중 지음, 송성욱 옮김/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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