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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7

브루클린의 소녀 | 기욤 뮈소 |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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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결혼을 약속한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를 찾아 나선 길, 놀라운 비밀이 베일을 벗는다
그녀는 왜 지난날을 버리고 전혀 다른 누군가가 되고자 했을까?

 

 

 

"모두 내가 저지른 짓들이야.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나를 사랑할 수 있어?"

 

라파엘은 자신의 의심에서 시작된 다툼이 몰고 올 후폭풍을 알지 못한다. 오직 결혼을 약속한 사이인 이상, 안나의 과거를 알아야만 한다는 생각뿐이었으므로. 그렇게 판도라의 상자는 열리고, 이후 안나는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이에 라파엘은 이웃이자 전직 형사 출신의 마르크와 함께 그녀를 찾기 위한 추적을 시작하면서, 『브루클린의 소녀』는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의문의 실종 혹은 살인이 벌어지고,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추적해 나가는 식의 레파토리는 추리소설의 공식과도 같다. 여기에 작가 특유의 로맨스, 판타지, 스릴러적 요소가 덧입혀져 매혹적인 스토리가 완성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식의 스토리는 다년간 읽어 온 기욤 뮈소의 소설들에서 충분히 읽어왔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스토리 설정이나 소설 속 인물의 유형, 전개 방식 등이 매번 유사해서 점차 식상하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매번 그의 신작이 나오면, 미적대다가 결국은 또 단숨에 읽고 만다. 식상하다며 꾸준히 투덜대면서도 꾸준히 읽고 있다니! 작가의 입장이라면, 굉장히 얄미운 독자일 것 같다. 그래도 어쨌든 계속적으로 읽는다는 건,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터. 진부함 마저도 상쇄시키는 잘 짜인 플롯과 그 도처에서 만나는 반전적 요소들이 가장 큰 이유지 않을까 싶다. 박진감 넘치는 전개가 책에서 손을 놓는 것을 좀처럼 허락지 않는 것이다.

 

모든 실마리가 풀리고, 라파엘은 클레어 칼라일(안나)에게 말한다. "앞으로는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거야."라고. 안나는 그 말을 가만히 되뇐다. 소설 속 이야기는 그렇게 마침표를 찍지만, 과거의 상처 탓에 돌고 돌아 진실과 마주한 이들(라파엘과 안나 그리고 마르크)이 더이상 과거의 상처에 얽매이지 않고, 이제는 좀 행복해지길 빌어주고 싶어 진다.

 

 

 

"말은 마음속에 있을 때와 밖으로 내뱉었을 때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아야 돼. 당신은 내 말을 듣고 나서 뒤돌아보지 않고 도망칠 수도 있어. 당신이 소설을 쓸 때 사용하는 말들은 언제나 수정이 가능하겠지만 현실은 엄연히 달라. 내가 하는 말들이 우리 사이에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데 감수할 준비가 되어 있어?"    - p.13

 

"영화 <고스트>에서 보면 여주인공의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된 사건이 벌어집니다. 과거에 발생한 사건이지만 현재도 주인공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죠.  (…) 과거의 사건이 주인공의 성격, 심리, 내면세계, 행동방식까지 모두 변화시킬 만큼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지만 정작 자신은 사건의 전말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어요. 그때 '고스트'의 활약이 펼쳐지면서 극적 반전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 클레어 칼라일의 '고스트'를 찾아야 해요."    - p.138, 139

 

사람은 누구나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위기와 조우하게 된다. 수풀 한가운데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하루아침에 나무가 울창한 숲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듯 갑자기 찾아온 위기가 우리의 존재 기반 자체를 송두리째 허물어뜨리기도 한다.    - p.265

 

 

 

 

 

브루클린의 소녀 - 8점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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