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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 히라마쓰 요코 | 인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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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또다시 내일을 버텨낼 나를 위한 혼자만의 시간, 혼밥 예찬 에세이

 

 

 

혼자 먹는 밥을 ‘힘든 하루의 끝, 나를 위로하는 작은 사치’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듯하다. 둘이 혹은 여럿이 둘러앉아 공통의 화제로 왁자지껄하며,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도 그 나름의 즐거움이 있겠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쉬이 치이고 마는 일상 안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고 다시 시작될 내일을 위해 충전하는 차분한 시간이기를 바라는 이들 말이다.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역시 마찬가지다.

 

 

혼자는 재미있다. 자기 멋대로 계획 없이 무작정,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얽매이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가끔 하는 실패나 낭비도 나 혼자 받아들이고 끝내면 그만이니까.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 있다. “그래, 다음에는 그 사람을 데려와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다. 혼자만의 시간에 새로운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 p.17

 

 

 

그들은 혼자만의 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선다. 주로 하루 일과를 끝낸 저녁, 혹은 늦은 밤의 얘기다. 그들은 여럿이 먹었을 때와는 또 다른 혼밥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보다 충실하게 음식의 맛을 느끼면서 그 시간을 즐기고자 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들이 혼자서 식당에 발걸음을 한 제각각 이유들이 매일매일의 우리 모습과 닮은 구석이 있어서 묘하게 끌린다. 마치 이들처럼 혼자만의 호젓한 식사로 일과를 마무리한다면, 지루했던 일상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고 쌓인 피로를 극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 시간 속에 푸근한 안도감을 때로는 뜻밖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더욱이 음식은 일상의 우리에게 종종 기쁨과 위로라는 선물을 건네기도 하는 신통한 것인지라, 한층 그 기대감을 높인다.

 

프롤로그의 제목처럼 혼자 먹는 즐거움을 알고 싶은 사람들이 읽는다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책 마지막 부분에 저자가 추린 ‘혼자 가기 좋은 도쿄 식당 100곳’에 대한 리스트가 첨부돼 있어서, 도쿄 방문의 기회가 있다면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다. 나 역시 몇몇 곳은 가 봐야겠다고, 마음속으로 저장해 두었다.

 

 

가에데는 묵직한 생맥주 잔을 기울이며 어린 시절로 폴짝 날아가 시간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혼자 밥을 먹다 보면, 마음 내키는 대로 어디든 뿅 하고 날아갈 수 있다. 누구에게 신경을 쓸 것도 없고, 조심스러워할 것도 없이 머릿속으로 원하는 장소로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p.56 「울고 싶은 밤, 작은 위로」

 

 

 

 

 

혼자서도 잘 먹었습니다 - 6점
히라마쓰 요코 지음, 이영미 옮김/인디고(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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