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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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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에서 | 김훈 | 해냄 "세상은 무섭고, 달아날 수 없는 곳이었다" 20세가 한국 현대사를 살아낸 아버지와 그 아들들의 비애로운 삶! 1920년대부터 1980년대, 한국 현대사는 유례없는 격동의 시기였다. 소설 『공터에서』는 그 혼란과 분열, 갈등의 비극 속에서 살아가야만 했던 마씨 집안의 가족사를 담고 있다. 집안의 가장 마동수와 그의 두 아들인 마장세, 마차세가 그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시대의 소용돌이에 당당히 맞서기보다는 차라리 무기력하다. 처해진 운명으로부터 도망치거나 애써 외면하기, 혹은 순응하는 일만이 고작인 인생들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이 겪는 삶에 대한 부대낌은 상처와 허무만 남기고, 결국 수포로 돌아간다. 그렇게 질긴 운명 앞에 굴복하는 것말고는 다른 결말은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이 작은 소설은 내 마음의 ..
원더보이 | 김연수 | 문학동네 기다려, 지금 너에게 달려갈게 # 이 우주에는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을까요? 10000000000000000000000개의 별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 어마어마한 0들이 나열된 별의 구체적 수를 마주 하자니, 내가 바라보는 하늘에선 도대체 그 많은 별들이 다 어디로 가버린 건지 궁금해지는 거다. 가끔 밤하늘을 올려다 볼 적이 있는데, 환한 달 옆으로 작게 반짝이는 별 하나만 발견해도 그날 밤은 운이 좋다 여길 정도니, 새삼 그 수가 놀라우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전혀 와닿지 않았던 것이다. 마치 딴 세계 얘기처럼. 어찌 됐든 그저 컴컴하기만 한 밤을 마주하는 일은 매우 슬펐다. 그러므로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이지, 모두 제 자리에서 반짝이고 있을 거라고 믿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자유로울 것 | 임경선 | 위즈덤하우스 태도에 관하여 | 임경선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자발성 -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관대함 - 나의 마음을 이해하는 만큼 상대의 마음도 이해한다 정직함 - 그 누구보다도 나에게 솔직하고 싶다 성실함 byeolx2.tistory.com 『태도에 관하여』임경선이 전하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 그 마지막 이야기 '인생을 살아가면서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실감처럼 소중한 것이 어디 있을까.' 시들했던 세포 사이사이로 산뜻함이 밀려온다. 내게 '자유'란 그렇게 받아들여져 왔다. 내 삶을 지탱하는, 그야말로 내 삶의 궁극의 가치인 것이다. 가장 나 다울 수 있는 지점으로 향하는 길의 가장 앞서 있어야 할 것이고, 추구되어야 할 일련의 가치들을 아우르는 것 역시 결국 '자유'의 차지일 것임을..
무진기행 | 김승옥 | 민음사 근대인의 일상과 탈일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내면서 1960년대 문학에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대표 단편 10편 서울의 제약회사에서 전무 승진을 앞두고 있는 '나(윤희중)'는 아내의 권유에 쉼 차, 고향 무진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우연하게 음악 선생이라는 한 여자(하인숙)를 만나게 되고,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나'는 여자를 무진에 그대로 남겨놓은 채, 서울로 돌아간다. 현실에 타협한 선택은 부끄러움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두고두고 스스로를 채근하게 만든다. 말하자면, 그 괴롭힘은 합리화 영역 밖의 굴복의 기억인 셈이다. 그러나 이상만을 쫓기에는 우리의 삶을 제약하는 것이 너무도 많다. 이상을 추구하는 삶을 바라마지 않으면서도 현실의 나는 곧잘 주저앉곤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