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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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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월리를 찾아라! | 마틴 핸드포드 | 북메카 30 YEARS OF WHERE'S WALLY? 해사했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은 언제나 소중하고 고맙고 그립다. 아주 우연하게 마주한 '월리를 찾아라!'가 딱 그랬다. 무려 '30주년 기념 한정판 골드 에디션'이란 긴 부제가 덧붙여져 새로 발간된 것을 보고, 마치 오랜 친구와 재회라도 한 듯한 기분이었으니까. 그 시절의 나는 틈만 나면 바깥으로 놀러 다닐 궁리만 하는 ― 이를테면, 아파트 뒤편의 작은 숲 속에서 잠자리와 집게벌레 따위를 잡으러 다니고,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 가득한 놀이터에서 숨바꼭질과 얼음땡을 하며, 운동장이나 주차장에 나가 자전거와 롤러스케이트를 쌩쌩 타던, 요즘 같은 여름날에는 정작 물을 무서워하면서도 핫도그와 컵라면이 먹고 싶어서 집 앞 야외 수영장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
기사단장 죽이기(전2권)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현실과 관념의 경계를 꿰뚫는 이야기의 힘 대범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무라카미 하루키 월드의 집대성 현현하는 이데아와 전이하는 메타포의 방대한 서사가 펼쳐진다. 그 중심에는 저명한 일본 화가 아마다 도모히코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가 있다. 삼십 대 중반의 초상화가인 '나'는 그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이내 '이 그림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1권 p.110)고 직감한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 앞에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과 비현실, 가상과 실재, 실제와 환상을 넘나드는 세계 안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당면한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만 한다는 믿음만이 존재할 뿐.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는 혼란과 시련, 상실의 연속 안에서도 삶을 다시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