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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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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이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반딧불이 같은 청춘의 빛 그 아름다운 스무 살의 날들을 이야기하는 하루키 문학의 원류 # 01. 「반딧불이」 적막한 어둠 한가운데 작은 빛이 감돈다. 반딧불이가 머물다 간 자리다. 그곳을 지긋이 바라보며, 그게 삶의 신비라는 것을 순간 확신했다. 삶의 어느 순간에도 쉬이 지지 않을 수 있는 건, 모두 그 덕택이라고. 그렇기에 그 작은 빛을 최대한 꺼뜨리지 마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최소한의 소임일 거라고. 그러나 작은 빛은 언젠가 힘을 잃게 돼 있다. 결국 어둠 속에 스미고 말 것이므로. 그러나 그것 역시 삶의 일부임을 안다. 「반딧불이」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청춘의 한낮 속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상기하게 한다. 반딧불이가 사라진 후에도 그 빛의 궤적은 내 안에서 오랫동안 ..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 에밀 졸라 | 시공사 세계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19세기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완벽하게 재현한 에밀 졸라식 자연주의 소설의 숨은 걸작! 19세기 파리의 세계 최초 백화점 ‘봉 마르셰’를 모델로, 당시의 자본주의 메커니즘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이다. 그 포문은 연이어 부모님을 잃고 생계가 막막해진 스무 살의 드니즈 보뒤가 두 남동생을 데리고 파리에 있는 큰아버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큰아버지가 운영하는 직물 전문점이 건너편에 들어선 거대한 백화점 탓에 형편이 기울어 조카들을 맡아줄 여력이 되지 않는다. 때마침 백화점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소식은 드니즈로 하여금 백화점으로 향하게 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드니즈가 수습 직원으로서 첫 발걸음을 떼며 힘든 노동과 동료들의 따돌림 ..
그렇게 쓰여 있었다 | 마스다 미리 | 이봄 어른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안타까움, 서글픔, 아름다움을 엮은 매혹의 에세이 어른과 아이 틈에서 어른아이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그들의 몸은 어린아이의 형상을 지웠지만, 가슴 한 켠에는 유년의 순수를 고이 담고 사는 이들일 것이다. 그렇기에 나이가 몇 이건은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그저 마음 안에 깃든 아이가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으면 그만. 저자 마스다 미리는 마흔 중반의 어른으로서, 자신이 살아가는 일상에 대하여 말한다. 그 안에는 한 가정의 딸로서, 싱글 여성으로서, 친구들과 OO모임을 곧잘 결성하며 유쾌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삶의 이야기를 포함한다. 그 일상을 슬며시 들여다 보면, 그녀의 마음 한가운데 자리한 어린 시절을 소중히 대하는 그녀가 존재한다. 때론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
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 와이즈베리 세계적인 정의 열풍 “시민으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생각하라”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이성과 논리의 향연 최근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정의(JUSTICE)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일이 많았다. 그 중심이 됐던 주요 이슈들을 꼽아 보자면, 불과 얼마 전의 남북 정성회담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의 사주 가족의 갑질 논란, 드루킹 포털 댓글 조작 의혹, 미투 운동 등이 앞서 떠오른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정 농단 사태와 세월호 참사 역시 빠뜨릴 수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사건사고를 연일 마주하는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각자는 그것의 옳고 그름을 자신만의 잣대로 판단하기 마련인데, 그 생각과 입장은 때때로 타인과의 첨예한 대립을 낳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더 좋은 삶, 더 좋은 사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