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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 김남주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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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촛불은 시이다. 이제 시를 다시 읽는다. 미래를 위해서……

 

 

시를 읽으면서, 어떤 상황 하에 목격하고 마주했던 부조리와 불합리, 불가해한 것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들은 내 안에 내외적인 요인들로 침잠해 있던 어떤 슬픔이나 불안, 억압 등의 다소 어두운 면면을 끄집어냈다.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었는데, 그럼에도 희망적일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지지 않겠다는 결의에 찬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여오는 듯했던 이유였다. 옥중의 시인 역시 그랬지 않았을까.

 

고 김남주 시인은 일찍이 브레히트 ∙ 아라공 ∙ 마야콥스키 ∙ 하이네의 시들을 읽고 번역하면서 자기 나름의 길을 찾았다고 했다. 모든 게 제한된 옥중에서의 이들 시와의 만남은 부정한 것들로부터 굴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처한 시련을 이겨내겠다는 자기 수양의 한 과정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어찌 됐든 그 길은 외롭고 험난했음에 분명하다. 신념을 향한 분투였기에 가능했고, 더욱이 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순수하고 꼿꼿한 마음이 기꺼이 그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게 했으리라. 이 시집은 그런 그의 믿음을 굳건하게 지탱했던 옛 시인들이 시를 담고 있다.

 

참고로 이 시집은 고 김남주 시인이 옥중에서 번역한 시들을 엮은 것이다. 1988년 옥중에서 첫 출간되었고, 이후 1955년 추모 1주기를 맞이해 재출간 됐던 것을 이번에 알라딘에서 재구성하여 특별 한정판으로 내놓았다.

 

 

 

잊혀지지는 않을 것이오.
두들겨 맞으면서도 그러나
의지만은 꺾이지 않고
교정불능으로 계속해서 싸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어디에 있어도 진리를 버리지 않았던
그대들이야말로 미래의 독일을
진실로 이끌어갈 것이오.

- p.30 브레히트의 「강제 수용소의 전사들에게」 중에서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리커버 특별판) - 8점
브레히트.아라공.마야콥스키.하이네 지음, 김남주 옮김/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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