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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브레이크 다운 | B.A.패리스 | 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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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결국 스스로도 의심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심리스릴러

 

 

 

폭우가 내리던 밤, 숲속 지름길로 오지 말라는 남편의 말을 그녀는 들었어야 했다. 그도 아니었다면, 폭우 속 멈춰 선 차량에 앉아 있는 여자에게 다가가기라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질 못했다. 물론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쪽에서 먼저 청하지 않을까 싶어 잠시 머뭇대기는 했으나, 어떠한 반응도 감지하지 못한 그녀로서는 가던 길을 그저 갈 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런데 다음날 아침, 그 숲에서 여자가 시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설상가상으로 어둠 속 폭우 탓에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여자는 최근 사귀게 된 지인으로 밝혀진다. 그때에 그녀가 느꼈을 공포와 자책, 혼란의 감정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 더욱이 사건 이후 걸려오는 의문의 전화는 그녀를 한층 두려움에 떨게 한다. 심지어는 자신의 기억조차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는데, 이 모든 충격과 공포의 상황 속 흡입력 넘치는 요소들이 한층 이야기를 극대화시키는 인상이다. 그래서일까. 그 밤의 목격 후 날로 피폐해져 가는 여인이 털어놓는 고백 조의 독백이 내내 서늘하게 다가온다.

 

한 개인의 삶을 철저하게 무너뜨리고 마는 타인의 악의와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자신의 삶을 구하기 위한 전의 사이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브레이크 다운』. 요즘 같은 여름날 읽기 좋은 심리스릴러다.

 

 

 

나는 창문으로 뒤뜰을 내다본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집중하려 노력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어젯밤 생각뿐이다. 내가 차를 세웠다 다시 출발시키던 그 순간을 자꾸자꾸 되돌려본다. 차 안의 그 여자, 그때는 살아 있었는지도 모른다.    - p.24

 

 

하지만 놈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지 않다. 순순히 전화를 받고 말없이 서 있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은 아니다. 내 남은 인생의 소중한 몇 주, 몇 달을 이미 잃어버렸다. 더 이상 잃지 않으려면 이제는 맞서기 시작해야 한다.    - p.271

 

 

 

 

 

브레이크 다운 - 8점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arte(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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