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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어른 초등학생 | 마스다 미리 | 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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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그림책을 펼치면 되살아나는 ‘어린아이’의 시간
그것은 어른이 돤 자신을 지키는 ‘토대’가 된다

 

 

 

그림책을 통해 유년을 향수하며 그 시절의 자신을 떠올린다. 신나고 즐거웠고 때로는 실수로 인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던 지난날이지만, 그 안에서 자신이 어엿하게 성장했음에 감사한다. 그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그림책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고, 어른이 된 지금에까지 그녀의 마음속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을 수 있는 이유리라. 그러고는 이따금씩 꺼내어 읽으면서, 자신 안에 있는 유년의 어린 자신과 마주한다. 그것은 그림책과 함께했던 시간들을 소중히 아끼며, 언제까지나 간직하고픈 바람에서 비롯한다.

 

누구나 그런 대상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매개로 유년을 떠올리고 추억하게 하는 무언가. 여기저기 패이고 빛바랜 낡은 철제 수납함이 내겐 그런 존재다. 가끔씩 꺼내어 볼 적이면, 그 시절의 알록달록 매끈하게 빛나던 모습이 겹쳐 보이곤 하는데, 그 안에는 이래저래 손때 묻은 유년 시절의 보물들이 담겨 있다. 남들이 보면 잡다한 물건이라고 여길 수도 있는 볼품없는 것들뿐이지만, 그것 하나하나에는 그 시절의 추억이 고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아빠께서 일본 출장길에 사다 주신 검은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어린이용 만들기 가위는 그 시절 흔치 않게 가위 집까지 있는 녀석이어서 정말이지 애지중지 했던 기억이 난다. 뿐만 아니라, 엄마께서 손수 만들어 주신 동물 모양의 크리스털이 장식된 헤어 고무줄과 핀, 친구들에게 받은 열쇠고리나 펜던트, 동전 뽑기로 하나씩 나눠 낀 우정 반지 등등. 녹이 슬기도 하고 늘어나서 제 모습이 아니기도 하지만, 저마다 깃든 추억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지금보다 작지만 한결 해맑고 순수했던 내가 서 있다.

 

지난날을 추억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따뜻하고 든든한 일인가를 새삼 절감하게 한다. 아주 가끔은 너무도 먼 과거 일처럼 아득해져 난 이미 어른인데…, 싶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유년의 내가 그 시절의 무언가를 통해 여전히 살아있음에 안도하게 된다. 정말 다행이라고.

 

 

 

아, 나는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내 속에는 아직도 어렸을 때의 내가 이렇게 숨을 쉬고 있는데도 말이다.    - p.139 「위험한 놀이」

 

 

 

 

 

어른 초등학생 - 8점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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