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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짧고 가장 섬뜩하고 가장 강렬하다
수전을 믿어요, 나를 믿어요?
누구 말을 믿을 지는 아줌마 마음에 달린 거죠.
마일즈의 당돌한 물음이 당혹스럽다. 그것은 느닷없이 뒤통수 한 대를 갈겨 맞기라도 한 듯한 의식의 각성을 동반한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진실의 진위 여부를 알아채고자 하는 노력조차 무의미하게, 이야기는 제 말만 하고 가차 없이 마침표를 찍고 있기에 한결 막막하기까지 하다.
물론 소설 속 ‘나’ 역시 혼란스러워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는 외려 쉬이 마음을 결정한 듯 보인다. 어쩌면 그녀가 놓인 처지는 파헤쳐 진실을 아는 것 보다 이렇게 된 이상 마일즈의 말이 진실이기를, 아니 그래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사건에 일절 연루되지 않은 제3자로서는 매우 공정한 마음으로 사심 없이 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다.
수잔과 마일즈 그리고 ‘나’라는 인물이 형성하는 서로 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매혹적인 『나는 언제나 옳다』 .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속여 수많은 일을 믿도록 했던 나다. 그런 나에게도 이번 일은 그야말로 생애 최고의 업적이 될 참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합리적이라고 나 스스로 믿도록 만드는 것! 옳지 않더라도 나름 합리적인 일 아닌가. (…) 걱정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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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옳다 - ![]() 길리언 플린 지음, 김희숙 옮김/푸른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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