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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8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아고타 크리스토프 | 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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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쌍둥이 형제의 처절한 운명이 교차하는 3부작 소설

 

 

 

모든 인간 군상이 악착같다. 삶을 붙들고자, 때로는 벗어나고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몸부림을 치는 것이리라. 각자의 가슴에 품은 욕망과 좌절, 상처와 두려움, 희망과 절망은 온통 암흑 뿐인 세계 안에서 한층 명확해지지만, 차라리 인간 존재의 불확실성을 극명히 마주하게 한다는 표현이 더 적확해 보인다. 그 허약한 존재의 쉽사리 가늠할 수 없는 삶 이야기라서 애잔하고, 더 아름다운 건지도 모르겠다.

 

 

 

#01. 비밀 노트

 

쌍둥이 형제가 엄마 손에 이끌려 도착한 할머니 집은 어느 국경의 작은 마을이다. 엄마는 그곳에 형제를 두고 떠나고, 괴팍한 할머니 밑에서 살게 된 아이들은 스스로를 단련하며 살아 남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 치열한 생존 방식을 터득해 간다. 그렇기에 그들의 삶에 선의나 자비, 도덕 따위가 있을 리 만무하다. 그저 점령군과 해방군 사이의 혼재가 빚어낸 최악의 상황만이 존재하고, 형제는 그 암흑의 세계에 지지않고 살아감으로써 그들만의 커다란 노트를 채워 나갈 뿐이다. 그런데, 한 몸과 다름없었던 그들이 몇 년 만에 다시 재회한 아버지를 희생하면서 까지 둘로 나눠져야만 했던 까닭은 무얼까.

 

 

#02. 타인의 증거

 

쌍둥이의 이름은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였다. 클라우스가 떠난 국경 마을에서 루카스는 커다란 노트와 함께 인 채로 여전히 살아간다. 국경의 작은 마을 역시 잿빛 상황 그대로다. 그리고 마지막 장, 이 마을을 떠났던 클라우스가 나타난다.

 

 

#03.50년간의 고독

 

서로 순서만 다를 뿐 동일한 철자를 가진 이름의 기묘함만큼이나 그들의 존재 자체 역시 기이하다. 오랜 세월의 풍랑 끝에서 어렵사리 재회했으나, 그 의문을 풀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클라우스의 루카스에 대한 부정은 끝내 루카스 마저도 쌍둥이 형 클라우스를 부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 확실한 결별 속에서 루카스는 자살을 택하고, 클라우스 역시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을 예감한다. 서로가 쌍둥이임을 부정했으면서도 한 몸인 듯 같은 운명으로 소멸할 것임을 직감하는 그들 관계성의 모순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 보게 한다. 

 

 

 

나는 매일 묘지에 간다. 나는 Claus라는 이름이 새겨진 십자가를 바라보며 Lucas라는 이름이 새겨진 다른 십자가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 p.605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리커버 특별판, 양장) - 8점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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