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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 요코가 그린 백만 번 산 고양이의 삶과 죽음
#. 백만 번 산 고양이
백만 번이나 죽고 다시 태어난 고양이가 있다. 그때마다 주인들은 한결 같이 고양이를 아꼈고 떠나 보낼 땐 눈물을 훔쳤으나, 정작 누군가의 고양이였던 그 자신은 한 번도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 그러다 누군가의 고양이도 아닌 들고양이로 태어나 마음에 꼭 드는 하얀 고양이를 만나고 새끼도 낳는다. 이전과는 분명 다른 생(生)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바라는 것을 이루며 온 마음을 다한 삶이었기에 말이다.
짤막한 그림 동화가 주는 울림이 크다. 백만 번이나 죽고 다시 태어나면서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던 고양이가 결국 쏟아내고 말았던 눈물의 의미, 그리고 더 이상은 다시 살아나지 않은 고양이의 진심에 가슴 한 켠이 아려 온 것이다. 그것은 곧 - 죽음을 포함한 - ‘삶’에 대한 저자의 철학을 여실하게 보여준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다. 말하자면, 『100万回生きたねこ, 100만 번 산 고양이』는 ‘진심을 담아 삶을 살아간다’에 담긴 말의 무게를 헤아려보게 하는 가슴 뭉클한 동화다.
ねこはもう、けっして生きかえりませんでした。 -p。30
고양이는 더는 결코 다시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 |
100만 번 산 고양이 - ![]() 사노 요코 글 그림, 김난주 옮김/비룡소 |
#. 사노 요코 (MUJI BOOKS)
그녀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림을 그리고 문장을 써왔는지 미루어 짐작게 한다. 이를테면 『100万回生きたねこ, 100만 번 산 고양이』가 그렇다. 그 안에서 이룩한 하나의 세계가 이토록 빛날 수 있었던 이유를 자연스레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絵として完璧ではなくて、文章としても完璧じゃないけども、表紙から表紙裏まで読み終わったときに一つの世界が完結するようなものだと思いながら、私はつくっているんです。 -p。26
그림으로써 완벽이 아니라, 문장으로써도 완벽하지 않더라도, 표지부터 표지 뒷면까지 읽었을 때 하나의 세계가 완결하는 것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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