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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9

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 |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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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 황현산

▒ 2019/02/09 - [별별책] -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우리는 늘 사소한 것에서 실패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흥미롭다. 더욱이 그 시선의 끝에서 어떤 신세계를 발견했을 땐 황홀 하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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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학과 우리 사회가 믿는 우리 미래의 힘과 깊이가 바로 그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 황현산의 생애 첫 산문집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저자가 유명을 달리한 후에야 그의 두 번째 산문집이었던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을 읽었다. 아주 자연스레 스미듯 정독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하지 않고는 쓰일 수 없는 글인 이유였다. 더불어 적재적소의 어휘 선택과 깔끔하면서도 단호한 문체는 한층 그의 글을 진중하게도, 세련되게도 만들었다. 그러므로 그의 첫 산문집인 『밤이 선생이다』를 찾는 일은 비록 순서의 바뀜은 있을지언정,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밖에.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저자 개인의 생각이나 일상에서 문득 포착한 어떤 상황 하에서의 상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그가 남긴 두 권 산문집의 기본 틀이랄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벌어져 온, 지금도 벌어지고 앞으로 역시 벌어질 이 세계를 무대로 하기에 우리는 사안의 경중을 떠나 그 어느 이야기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채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된다. 그것은 앞서 말한 바 있는 저자의 깊은 사색과 힘 있는 문체와도 무관하지 않으리라. 그 안에서도 제2부, 사진작가의 작품을 보고 저자가 포착한 것들에 대해 적은 다섯 편의 산문이 인상적이다. 작가가 렌즈를 통해 포착한 한 순간을 저자의 눈을 통해 새로이 재해석한 것을 우리는 그 한걸음 뒤에서 다시금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그 이야기들은 쉬이 흩어져 흔적조차 사라지고 말 어떤 삶의 편린들을 포착한 듯도 한 것인데, 더욱이 그것은 우리 각자와 놓인 세계를 아우르기도 하는 것이기도 해서 잠시 유심히 생각도 하게 된다.

 

이제 다만 아쉬운 점은 계속적으로 우리와 사회를 향한 그의 애정 어린 관심의 목소리를 기대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런 자각은 그의 글을 마주한 일 있는 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어서 뒤늦은 새삼스러움일 수도 있겠으나, 역시나 그 안타까움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기억만이 현재의 폭을 두껍게 만들어준다. 어떤 사람에게 현재는 눈앞의 보자기만한 시간이겠지만, 또다른 사람에게는 연쇄살인의 그 참혹함이, 유신시대의 압제가, 한국동란의 비극이, 식민지 시대의 몸부림이, 제 양심과 희망 때문에 고통당했던 모든 사람의 이력이, 모두 현재에 속한다. 미학적이건 사회적이건 일체의 감수성과 통찰력은 한 인간이 지닌 현재의 폭이 얼마나 넓은가에 의해 가름된다.    - p.204 「윤리는 기억이다」 

 

 

 

 

 

 

밤이 선생이다 - 10점
황현산 지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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