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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여행지에서 겪은 에피소드에서 나아가, 여행 전반을 아우르는 사유를 시도하는 데에 한결 매력적인 산문집이다. 이야기의 출발은 작가 개인의 사적인 경험에서 비롯하지만, 삶을 향해 뻗어가는 흐름 안에서 개인을 넘어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치환되는 까닭이다. 동시에 여행지에서 스친 단상들이 쌓이고 쌓여 한 편의 산문으로 완성되기까지 공들인 노고의 글쓰기가 제대로 빛을 발한 이유도 더해졌을 것이다. 그 이야기들 안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여행’에 관하여 생각해 볼 여지를 선사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p.207) 말하는 작가가 전하는 여행 이야기라서 한층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p.51 「추방과 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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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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