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20

책 좀 빌려줄래? | 그랜트 스나이더 | 윌북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세상의 모든 책덕후를 위한 카툰 에세이

 

 

 

서점 가는 것을 즐긴다. 빼곡하게 늘어선 책들의 모양새가 사랑스럽다. 그리고 펼쳐 보고 싶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그런 설렘이 언제나 나의 시선을 책으로, 책이 가득한 서점으로 발걸음 하게 하는 것이리라.

여느 날처럼 서점에서 표류하다 발견한 『책 좀 빌려줄래?』. 아주 큼지막한 책장을 배경으로 거기 맨 밑칸에 한자리 차지하고 나른하게 엎드려 자고 있는 고양이와 그 앞에 앉아 책을 읽는 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책 읽기 딱 좋은 평온함과 안온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부제는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나 역시 그 즐거움에 매혹된 사람 중의 하나라서 그 안의 카툰이 몹시도 궁금해질 수밖에. 돌이켜 보면, 책은 내게 어느 순간에도 결단코 배신하지 않는 가장 믿음직한 존재였다. 너무 식상한 표현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보다 더 좋은 표현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떠오르지 않으니까. 그만큼 나의 시간들을 묵묵히 함께 해줬으니까. 덕분에 받은 것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래서일까. 내 안에서 차곡히 쌓여가는 책들의 양에 비례하게 내가 담을 수 있는 세계 역시 착실하게 확장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독일의 작가 크빈트 부흐홀츠(Quint Buchholz)의 작품 「The Library」처럼.

유머와 통찰을 겸비한 카툰이 선사하는 공감과 감동에 감탄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레 책과 함께 한 지난 시간들,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도 했다.  ‘나는 책에 단단히 빠졌어.’라는 저자의 고백에 진한 동질감을 느끼며 시작하는 이 카툰 에세이의 유쾌함을 두고두고 만끽해야지.

 

 

올해 나는 동시에 여러 권을 읽겠어./ 꼭 고전을 읽겠어. 어떠한 난관이 닥칠지라도./ 시를 외워서 온 세상에 전파하겠어./ 믿을 수 없는 화자를 간파할 거야. 결국은 속아 넘어가겠지만./ 남들의 회고를 읽고 울고 웃을 거야./ 아이들 책을 새로운 느낌으로 읽어볼 거야. 내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을지도./ 다양하게 읽되 보편성을 추구할 거야./ 내 안의 세상을 훌쩍 벗어날 거야. 한자리에 앉아서.    - p.29 「책 읽기 목표」

 

 

 

 

 

책 좀 빌려줄래? - 10점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윌북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