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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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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여자의 사랑 | 앨리스 먼로 | 문학동네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앨리스 먼로가 보여주는 인간 본성에 대한 탐색과 통찰! 얼마간은 비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무엇도 쉬이 단정 짓지 않는다. 비슷한 선상에서 절대적이라는 말 역시 신뢰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모호한 것 투성인 삶이 가지는 속성과 불완전한 인간 존재의 본성에서 기인한다고 여기면서. 앨리스 먼로가 1998년 발표한 이 단편집에 엮인 여덟 편은 그것에 대한 이야기랄 수 있겠다. 절대적으로 선한 이도, 악한 이도 존재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로 채워진 세계 안에서 그들은 단지 어떤 상황 하에 놓여있을 뿐이다. 때론 순조롭기도 어떤 때에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그 흐름에 적당히 몸을 맡긴 채로 살아간다. 『행복한 그림자의 춤』을 시작으로 『미움, 우정, 구애..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 스펜서 존슨 | 인플루엔셜 성장을 가로막는 낡은 신념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가능성이 통째로 열린다! ― 이제는 도무지 무용해 보이는 것조차 끌어안은 채 ― 미로를 헤매는 꼬마인간 헴은 스스로의 지난날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내 안의 어떤 신념은 설사 어딘가가 잘못됐다는 마음 한구석의 의구심 조차도 고요하게 잠재울 수 있을 만큼 공고하게 자리함을 목격한 이유다. 말하자면, 기존의 신념으로 내가 서있는 미로를 벗어나는 것이 합당하고 마땅하다고 여겨온 것인데, 물론 그런 호기가 아예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만도 아니었다. 그러나 독이 되었던 경우가 그 보다 무수히 많았고, 그럼에도 이를 쉬이 간과하고 외면해 왔음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여태껏 철석같이 믿어왔던 신념의 끈을 놓아버리는 순간, 나란 존재의 정체성마저 ..
밤이 선생이다 | 황현산 | 난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 황현산 ▒ 2019/02/09 - [별별책] -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우리는 늘 사소한 것에서 실패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은 흥미롭다. 더욱이 그 시선의 끝에서 어떤 신세계를 발견했을 땐 황홀 하달 수 byeolx2.tistory.com 우리 문학과 우리 사회가 믿는 우리 미래의 힘과 깊이가 바로 그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 황현산의 생애 첫 산문집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저자가 유명을 달리한 후에야 그의 두 번째 산문집이었던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을 읽었다. 아주 자연스레 스미듯 정독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사회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바탕하지 않고는 쓰일 수 없는 글인 이유였다. 더불어 적재적소의 어휘 선택과 깔끔하면서도 단호한 문체는 한층..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 박준 | 난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시인 박준, 그의 첫 산문집! 시인의 눈을 좋아한다. 사람과 사물, 이 모든 것을 품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깃든 순수함과 때때로의 통찰을 신뢰한다. 최근 박준 시인이 펴낸 시집,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와 함께하면서 그의 눈이 좇는 세상을 한껏 들여다보았다. 그 안에는 가난이 있고 외로움과 쓸쓸함이 있었고, 죽음이 자리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그해 어느 지난날의 기억이 존재했다. 그것은 쉽사리 잊을 수 없어서 곱씹을 수밖에 없는 기다림과 초조, 상처와 아픔, 기대와 바람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산문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 가을에 만났던 허수경 시인의 산문집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가 그랬듯,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