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책/2025

나무 | 고다 아야 | 책사람집

별별조각 2025. 2. 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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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북쪽 홋카이도에서 저 남쪽 야쿠시마까지
13년 6개월에 걸쳐 기록한 나무 이야기

 

 

 

노(老) 작가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더러는 타인의 도움에 의지하기도 하며 나무 앞에 선다. 무얼 보고 싶었던 걸까, 나는 시종 그런 호기심으로 열다섯 편의 나무 이야기를 따랐다. 작가가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마주한 나무들은 저마다 처해 있는 환경 안에서 묵묵히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 모습은 마음 깊이 감탄을 자아낼 만큼 위용 있는 경이의 현장이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투의 현장이었고 그럼에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제 살 길을 도모하는 애처로움의 현장이기도 했다. 그 안에서 작가는 나무의 시선으로 그들이 감내했을 상처를 어루만지고 그 이력을 헤아리는데 제 마음을 다한다. 나아가 그때에 자신이 느꼈던 솔직한 감정 역시 충실히 담아내고 있어 나무를 향한 작가의 애틋한 마음을 생생하게 엿보게도 한다.

 

 

 

저 오래된 나무는 그냥 죽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새로 자란 나무도 그냥 살아 있는 것이 아니었다. 생사의 경계, 윤회의 무참함을 봤다고 해서 그렇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죽음의 순간은 찰나다. 죽은 후에도 이처럼 온기를 품을 수 있다면 그걸로 괜찮다. 이 현장을 못 보고 지나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이 온기를 남은 생의 선물이라 믿으며 살아가야겠다고 결심하자 눈이 촉촉해졌다. 나무란 이처럼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존재다. 이다음에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나무가 숨긴 감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 p.24 「가문비 나무의 갱신」

 

 

 

 

 

나무 - 10점
고다 아야 지음, 차주연 옮김/책사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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