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다 미리 에세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원한 외출 | 마스다 미리 | 이봄 소중한 사람의 죽음으로 알게 된 슬픔 그 슬픔 끝에서 고개를 내미는 일상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맞닥뜨리고 보내드리는 일은 마치 세탁하는 것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을 해봤다. 기왕이면 세탁기 말고 정성스레 손빨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세제를 적당히 푼 미지근한 물에 빨랫감을 잠시 담가 두었다가 얼룩지고 때 묻은 부분을 손수 맞잡고 비빈다. 몇 차례에 걸쳐 거품을 빼고 비로소 깨끗해진 세탁물은 옷감이 변형되지 않도록 조심스레 힘 조절을 해가며 물기를 빼, 서너 번 공중에서 털어 빨랫줄 위에 넌다. 하루 이틀 꼬박 잘 말린 옷은 반듯하게 다림질해 옷걸이에 걸어두고, 또 어떤 옷은 잘 개서 서랍장에도 넣는다. 이렇게 품을 들이는 과정을 통해야만 끝이 나는 손세탁처럼,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