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 | 이제니 | 문학과지성사 무한을 보고 싶다 분주했다. 여기서 출발했지만 저기서 그칠 것이란 생각을 조금씩 지워가면서 계속적으로 나아가야 했으므로. 내심 기대했던 걸까. “빛보다 빠른 오늘의 너에게”(p.7)라는 그 말을. 헤매었다. 믿어 의심치 않던 것마저 나의 의식을 흔들었기에. 그 흔들림 안에서 기린과 그린, 가지와 앵무, 달과 부엉이, 꽃과 재, 나무의 나무…… 끝없이 계속되는 낱말들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김질해 본다. 정녕 알고 있다고 여겼던 그 뜻이 맞느냐고. 점진적으로 속도가 붙는 리듬 안에서 그렇게 자문하며 나는 향해가고 있었다. “무한을 보고 싶다”던 시인의 바람을 곁눈질하며. 매일매일 슬픈 것을 본다. 매일매일 얼굴을 씻는다. 모르는 사이 피어나는 꽃. 나는 꽃을 모르고 꽃도 나를 모르겠지. 우리는 우리만의 입술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