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들 순간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작별들 순간들 | 배수아 | 문학동네 비밀과 매혹, 기다림과 망각, 글쓰기와 언어, 그리고 한 권의 책 열네 편의 글 안에서 나는 열네 번의 산책에 동행하고 있었다. 내디딘 걸음걸음은 그 자체로 — 화자와 베를린 서가의 주인, 그리고 나를 포함한 — 우리의 순간들이 되었고 나는 그것을 느꼈다. 더욱이 혼자 있는 중에도 틈만 나면 머릿속으로 숲 속 울타리에 둘러싸인 정원 오두막을 떠올리곤 했는데, 왜냐하면 그 공간에 머물렀기에 비로소 가능해진 모든 순간들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는 까닭이었다. 문장 따라 산책길에 나선 나 역시, 그 정원 오두막에 속해 있던 순간들이 있었음을 굳게 믿고 있었으므로. 이것은 매우 고통스럽고도 근사한 경험이었다. 알지 못했지만 실은 알고 있었고 잊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았던 것들을 각성하게 만드는 한편 그 안에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