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듯 저물지 않는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저물 듯 저물지 않는 | 에쿠니 가오리 | 소담출판사 낮도 밤도 아직은 가거나 오지 않았다 느긋하게 울렁이는 어스름한 녘이다 쉰이라는 나이에 책 읽는 것 외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주인공 미노루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일상을 그린 『저물 듯 저물지 않는』에는 별다른 이야깃거리랄 것이 없다. 그저 흘러가고 있는 보통의 나날을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 그 점이 외려 에쿠니 가오리만의 산뜻하면서도 감각적인 문체 안에서, '소설 속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 안에서 한층 빛을 발하는 인상이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은 일상 안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생각 혹은 감정들을 서슴없이 털어놓곤 하는데, 그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솔직한 면면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가령, 미노루와의 부부 비슷한 생활 안에서 누렸던 자유를 호언했으면서도 '진짜 부부', '진짜 가족'을 원해 그의 곁을 떠났던..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