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도종환 | 알에이치코리아 “내 詩가 여러분에게는 ‘위로’의 언어이기를, 내게는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기를 소원합니다.” 날이 춥다는 핑계로 겨우내 걸렀던 산책을 나갔다. 사월 첫날의 얘기다. 아침 공기는 선선했지만 그렇다고 움츠러들 정도는 아니라서 오히려 상쾌했다. 작년 봄과 여름, 가을을 보내면서 한 번씩 거닐었던 시간들이 나에게는 소확행(小確幸)을 가져다준 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기에, 조금 더 이불 안에서 머물고 싶은 한 켠의 마음을 뒤로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이렇게 적고 나니, 뭐 대단한 산책이라도 하는 양 들리기도 해서 열없긴 한데, 정말 별 게 없긴 하다. 뒷산의 흙길을 한 시간 남짓 거닐다가 볕이 좋은 벤치에 앉아 책을 넘기다 오는 일이 전부니까. 그런데 그 짧은 시간이 생각 이상으로 기분을 맑게 한다. 평소 같..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