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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라는 공간을 관통하는 젊은 작가 8인의 내밀한 시선
『호텔 프린스』는 8인의 젊은 작가들이 소설가의 방에 머무르며 써 내린 단편을 엮은 소설집이라고 했다.
#. 01
'호텔'이라는 비일상적 공간이 주는 산뜻한 설레임을 품은 글이길 바랐다.
#. 02
호텔에 투숙한 이들을 엿보는 듯 하다. 그곳에서 누구는 무료 숙박 이벤트에 당첨돼서, 또 누구는 집 나간 아내를 찾아서, 또 다른 누구는 페스티발에 참여했다가, 또, 또 누구는 나선형 그림을 그리는 그를 찾아서……. 그들을 살피는 일이 ― 다소 기대에 어긋나는 흐름이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 대개는 흥미로웠다.
#. 03
근데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너무도 우중충해! 분위기상으로는 차라리 여관이나 여인숙에 더 어울리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인지. 책 제목과 글이 서로 미묘하게 겉도는 느낌을 도무지 지울 수 없다.
#. 04
호텔에는 룸의 수에 비례하는 사람들이, 각기 저마다의 사정을 가지고 머물고 있다는 매우 새삼스러운 사실에 빠져들었다. 이런 이유들로도 호텔을 찾을 수 있었던 거라고 끄덕이면서. 그럼 그때 그 시간, 그 호텔에서 나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던 당신은……, 뭐 그런 시답잖은 생각 따위와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뒀지만.
어차피 다 허상이었다. 우리의 존재에, 우리의 삶에, 아무런 흔적도 의미도 남기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아갈 필요가 없는 사람들, 알아봤자 더 가까워지거나 멀어질 만한 관계도 아니었다. 마치 이 호텔에 드나드는 사람들처럼 그저 잠시 잠만 자고 나가면 그뿐, 이곳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도 알 필요가 없는 것이다. - p, 155, 156 「민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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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프린스 - ![]() 안보윤 외 지음/은행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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