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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20

사랑 밖의 모든 말들 | 김금희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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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몰랐던 마음, 잊었던 기억
사랑과 사랑 밖을 아우르는 우리의 거의 모든 말들

 

 

 

김금희 작가의 소설 속에서 만나 온 인물들은 대개 무심한 듯 다정했다. 어떤 처지나 상황에도 소란하지 않은 채 묵묵했고, 담담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서 있는 공간은 내가 오늘을 살아가는 바로 이곳과도 같아서, 그들이 하는 말과 생각, 행동을 가만히 좇으면서 나는 안도했고, 때때로 슬퍼하기도 분노하기도 했다. 동시에 저마다 자신을 지키고 사랑하는 이들을 보듬으며 살고자 하는 이들이 만들어낸 풍경을 바라보며, 아름답다 여겼다. 데뷔 십일 년 만에 처음으로 펴 낸 작가의 산문집이 한층 고대됐던 까닭이 여기에 있다.

산문집 『사랑 밖의 모든 말들』은 작가가 유년에서 현재에 이르기 까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나날에 대한 기록이다. 그 안에는 오래된 기억과 일상의 단상이 한데 버무려져 있는데, 가족과 주변 지인 혹은 문학 작품과 영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어떤 곤경에 대한 문제의식 등 다방면에 걸친 그녀의 생각과 감상이 녹아 있다. 그 안에서 구축된 그간의 소설 속 세계를 가만히 되짚어 보자니, 새삼 작가로서의 예민하고도 기민한 시선, 그 감각 의식에 단연 시선이 쏠린다.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 앞에 놓인 말과 기억, 그 밖의 모든 것들에서 지난날과 앞으로의 날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무언가에 대하여 상기시키기도 한다.

하루하루 다행인 날을 바라며.

 

 

 

택시를 타고 가면서 오늘 뭘 어떻게 보냈고 어떻게 특별했었지, 열심히 생각했지만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다만 포근한 밤이라 춥지 않다는 생각은 분명히 들었다. 그래서 다행인 밤이었다.    - p.221 「송년 산보」

 

 

 

 

 

사랑 밖의 모든 말들 - 8점
김금희 지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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