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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사색이 담긴 아름다운 문장,
내 안에 사랑과 행복을 일깨워준 모든 존재에 대한 기록
제 안의 행복을 샘솟게 하는 것들을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수년 째 언덕 위의 집에 사는 작가가 털어놓은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 안에서 나는 이 겨울의 추위도 잊은 채 도리어 포근함을 느낀다. 어쩌면 안도했다는 말이 더 적확하겠다. 그것은 우리가 쉬이 생각하고 단정 짓는 행복의 잣대에서 한 걸음 물러 선, 이 시대에 자꾸만 뒤로 밀리고 마는 어떤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는 까닭이라고 나는 이해했다. 아마도 나는 지친 가운데서도 그런 확신할 길 없이 멀어져 가는 그 마음을, 그런 마음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었던 것도 같다. 정말이지,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p.105)을 품어 본다.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겠지만 슬픔이 너무 커서 세상에 대해 원망만 가득했던 마음이 찬란한 가을 햇살 속에서 맞닥뜨리는 어떤 풍경들에 황홀함으로 물드는 걸 느낄 때마다 나는 아름다움은 어쩌면 삶을 닮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정말 그렇다면 정해놓은 목적지도 없이 팔랑팔랑, 느릿느릿 걷는 매일매일이 쌓이는 동안 내 눈길이 오래 머무는 모든 것의 이름 또한 틀림없이 ‘아름다움’일 것이다. 아름다움은 도처에서 저마다의 빛을 품은 채 자라고 있다. - p.142, 「다시 운동화를 신고」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 백수린 지음/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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