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대는 할말을 어디에 두고 왔는가 | 허수경 | 난다 그리움은 네가 보다 내 안에 더 많아질 때 진정 아름다워진다 이 책은 그 아름다움을 닮으려 한 기록이다 지난달 초 허수경 시인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고, 나는 때 이른 죽음이라고 혼자서 안타까워했다. 책장에 꽂혀 있던 시집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를 꺼내어 몇몇 시들을 잠시 살펴보았는데, 애써 담담하지만 지독하게 쓸쓸해서 누군가에게 하다못해 허공에 대고서 라도 입을 떼야할 것 같은 절박함이 전해 왔다. 두 해 전 나는 그것에 대하여 계절의 탓이라고 했지만, 한층 내 안에서 공고하게 자리 잡은 외로움은 별안간 들려온 시인의 소식과 맞닿아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러고는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하염없이 그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한 감정에 내몰렸다. 요 며칠, 그런 시인의 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