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과 기분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절과 기분 | 김봉곤 | 창비 한국문학이 기다려온 새로운 사랑의 기분 우리는 저마다 열차에 올라있다. 같은 목적지를 약속한 두 사람이었지만 어느 지점에 이르러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별하기도 하고, 애초부터 혼자였던 이는 뜻밖의 누군가와 마음이 통해 남은 여정을 동행하기도 하면서. 그렇기에 열차 안 좌석의 주인은 영원하지 않다. 내 자리였지만 누군가에게 내어줄 수도, 누군가의 자리를 중도에 내가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무수한 반복이 빚어내는 크고 작은 혼재 안에서 열차만은 계속해서 나아간다. 끝없이 끝없이……. 그 지난한 여정 안에서 우리는 대개 사랑을 한다. 그러므로 훗날 그 시절의 기분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한때 사랑했던 대상을 상기하는 일과도 적이 다르지 않으리라. 그러는 사이 우리는 아주 조금씩 현재의 자신에 닮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