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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들의 사랑이 그려내는 새로운 파문과
깃털처럼 쏟아지는 환희의 순간들!
제 몸에 내는 생채기인 줄 빤히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간절함, 그 절박함으로 점철되는 - 깊이 묻어두었던 - 지난날을 마주하게 한다. 말간 얼굴 뒤로 꽁꽁 숨기고 싶었던 그 많은 비밀들을 끝없이 단속해야만 했던 나날이었다고. 발설하고 싶은 일말의 진심마저 애처로이 억누르면서도 어느 틈엔가 새어나가고만 것을 책망하며 무마시키고자 집요하고도 필사적이기도 했던 폭력적이고 잔혹했던 시간들이었다고 자조하면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리기도 한 아름다웠다는 말에 가두고 살아왔다는 뜨악한 진실을 마주해야 함에 얼마간은 당혹스러웠던 오늘, 찰나의 달콤함에 기대어 얼마든지 쓰디쓴 밤을 기꺼이 유영할 수 있었던 그때의 내가 안녕하기를 달래 본다.
“너는 살면서 제일 두려운 게 뭐야?”
나는 매일 밤 침대에 누울 때마다 천장의 네 귀퉁이에 서린 그림자가 온몸을 짓누르는 듯한 고통에 사로잡히곤 한다고, 얼마나 많은 밤 동안 이 천장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야 할지 생각하면 모든 것들이 견딜 수 없이 막막해진다고 말했다.
“그럼, 우리 1차원의 세계에 머무르자.”
네 말을 이해할 수 없어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너와 나라는 점, 그 두 개의 점을 견고하게 잇는 선분만이 존재하는, 1차원의 세계 말이야.”
- p.130
1차원이 되고 싶어 - 박상영 지음/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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