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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유머를 넘어 우수 어린 서정적 미학을 창출해 낸 작품 선집
모순과 부조리에서 나온 삶의 비극성을 감싸 안는 따뜻한 리얼리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체호프 단편선』에 실린 열 편의 짧은 소설은 겉으로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 한 지점에 맞닿아 있다. 이를테면 삶이 유발하는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극과 극을 보여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간 존재가 — ‘떠난다’는 행위를 통하여 — 껴안고 있는 삶과 그것의 본질에 대하여 깊이 사유하는 것이다. 실로 우리는 어디론가 향하거나 자신이 죽음으로써 혹은 타인의 죽음을 목도함으로써 삶의 한 부분을 일단락 짓고, 나아가 그 전체에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는 삶이 무섭다고 말했지.> 나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삶에 대해 격식을 차리지 말라고. 삶이 나를 짓누르기 전에 네가 먼저 삶을 부숴버려. 삶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하란 말이야.> - p.31, 「공포」
체호프 단편선 -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 지음, 박현섭 옮김/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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