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인간적인 기술로 써내려간
소소하고 놀라운 우리의 오늘
이 세계에서 나란 존재가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삶의 풍경들을 떠올려본다. 이런저런 얼굴로 다가와 내 안에 안착했던 마음들, 그것이 남긴 흔적들을 매만지며 어떤 시간을 보내왔는지, 앞으로 보낼 시간은 어떨지에 대하여 가늠해 보는 것이다. 떠올려보면, 대개 마음에 자국을 남기고 간 시간은 고되었고 예상했던 일은 이따금 허를 찌르며 나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때에 나는, 나를 잃었지만 결국 나로 돌아가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삶을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가운데서 김애란 작가의 신작 산문들을 마주한다. 그녀 역시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며 작가로서 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삶의 이런저런 순간을 겪어 내고 있었다. 또한 그 어려움을 문학의 언어에 기대어 극복하고 있다고도 했는데, 나 역시 그녀의 문장 안에서 위로받았음을 말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다만 그녀는 “‘내가 되지 않는 꿈’을 꾼다”(p.20)고 적고 있었다. 살면서 얼마간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나로 돌아가야 한다고 여긴 믿음이 어쩌면 삶을 향한 나의 고지식함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번쩍 드는 순간이었다. 정작 내게 필요한 것은 삶이 몰고 오는 크고 작은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잘 타고 넘을 수 있는 유연함일 수 있겠다는, 그러기 위해서 조금은 나를 놓아주어도 괜찮겠다는 그런 생각……. 새삼 문장 안에서 생각을 나누며 함께 살아갈 수 있음에, 그 조용한 위로와 응원에 고마움을 품게 된다.
밥과 꿈이 번번이 우리 손에서 미끄러져 나갈 때, 낯설게 얼굴을 바꿀 때 그 간극을 관리하고 메우는 사유와 언어를 갖는 것.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이 삶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기술을 익히는 일 말이다. - p.17 「내가 되지 않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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