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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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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두 번째 | 송정림 | 나무생각 따뜻한 온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감동 에세이! 일 년 전 이맘때쯤,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첫 번째를 읽었었다. 이야기 한 편 한 편이 주는 따뜻한 온기가 참 고맙게 느껴졌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야말로 참 좋은 당신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두 번째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때때로 상처받고 곤경에 처하기도 하는 쉽지 않은 삶이지만,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따뜻한 사람들이 곳곳에 있고 그들이 모여 사는 세상이기에 생각 이상으로 삶은 아름다울 수 있는 것 같다. 갖가지 미운 마음은 잠재우고, 감사의 마음으로 참 좋은 당신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 아닐는지. 세월이 흐른 뒤에도 자신을 지탱하는 힘, 그것은 아주 사소한 추억에서 오곤 합니다. 추억은 그리 특..
불안 | 알랭 드 보통 | 은행나무 스마트한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이 알려주는 불안을 떨치고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방법들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불안이 없는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불안의 감정을 단순히 두렵고 피하고 싶은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적극적으로 그 원인을 파헤치고 나름의 해법을 찾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은 꽤 흥미롭고, 또 유용하다. 그는 불안의 원인을 사랑 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에서 찾고 있고, 철학과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의 다방면을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한다. 그가 짚어내는 불안의 원인에 깊이 수긍하면서도 해법에 이르러서는 그의 철학과 예술을 넘나드는 박학다식함이 새삼 놀라움을 자아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해..
꾸뻬 씨의 인생 여행 | 프랑수아 를로르 | 열림원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 정신과 의사의 특별한 인생론! 아이의 눈을 통해 바로본 어른들의 삶과 아이를 통해 배우게 되는 진정한 인생 제목이 '인생 여행'이라서 다소 무겁고 뭔가 대단할 것 같은 이야기를 다룰 것 같지만, 모두가 아는 평범한 인생의 진리 혹은 너무 당연해서 외려 망각하기 쉬운 삶의 원칙들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부담없이 읽으면서도 그간 나는 얼마나 충실하게 삶을 살아왔고, 놓치고 지나온 건 없는지 자연스레 자신의 뒷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꼬마 꾸뻬라는 아이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평범한 삶의 원칙들이 진부하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가 생각하는 인생에 대한 호기심과 질문들이 신선하게 느껴져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동시에 하나씩 배워 나가며 ..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 문예출판사 파수꾼 | 하퍼 리 나는 파수꾼이 필요하다 지난주 수요일 『앵무새 죽이기』가 출간되고 55년 만에 전작이자 후속작인 『파수꾼』이 출간됐다. 그런데 책을 받아보기도 전에 애티커스 핀치가 인종 차별주의자로 byeolx2.tistory.com 무시당하고 차별당하는 모든 사람들, 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편견을 비판하는 아이들의 날카로운 시선 살면서 느끼는 거지만 편견처럼 무서운 게 없다. 그래도 개인이 가진 편견은 스스로가 자각하고 극복해 나가려는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개선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해 있는 편견이라면 한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장서서 그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그야말로 사회의 의인이 아닐 수 없다. 소설 속 화자의 ..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 창비 소중한 존재, 엄마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 '엄마'라는 존재는 소설 속 딸과 아들을 넘어 누군가의 아들이자 딸인 우리 모두의 '엄마' 이야기일 수도 있기에 한층 몰입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차분한 마음으로 읽어 나갔던 한 권이기도 했다. 조건없는 사랑을 내주시는 분이라는 걸 알기에 마음 내키는 대로 실컷 의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회피의 마음을 품기도 했던 어리석은 자신과 마주하기도….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감사히 여겨야겠다. 피에타상이다. 죽은 아들을 품에 안은 성모가 방탄유리 안에 갇혀 있었다. 너는 이끌리듯이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피에타상 앞으로 나아갔다. 막 숨을 거둔 아들의 시신을 안고 있는 성모의 단아한 모습을 보는 순간 너는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 누군..
패밀리 집시 | 다카하시 아유무 | 에이지21 미지의 세상으로 뛰어든 한 가족의 짜릿한 세계일주 방랑기 "만약 어떤 꿈이든 이루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 "음, 어떤 꿈이든 이루어진다면… 가족과 함께 세계일주를 하는 것, 근사하지 않아?" - p. 5 4년간 온 가족이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이 한 권에 담고 있다. 좀처럼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 일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일이기도 해서 읽는 내내 부러움의 시선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나 온 가족이 이런 거대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건, 정말이지 대단한 일이라고 몇 번이나 생각했다. 올해 짧지만 계획하고 있는 여행들을 기다리는 설렘이 크다. 그곳에선 이 편의 나보다 조금 더 자유롭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며. 하나의 여행으로 뭔가가 갑자기 변하리라는 생..
신참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재인 사람들은 거짓말을 한다 거짓은 진실의 그림자……. 영민하게 사건을 풀어나가는 가가 형사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특히나 마지막 장에 이를 때까지도 사건의 전말을 파악할 수 없었기에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름에 걸맞은 흥미진진한 추리 소설이었다. "…기시다 씨, 당신은 살인을 저질렀어요. 그 죗값은 당연히 치러야 합니다. 하지만 거짓을 가슴에 품은 채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또 다른 잘못을 낳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 p. 432 신참자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재인
좀머 씨 이야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 열린책들 수수께끼 같은 좀머 씨 『좀머 씨 이야기』는 나무타기를 좋아하는 한 소년의 성장을 담은 소설이다. 사시사철 똑같은 배낭과 지팡이를 들고 어디론가 바쁜 걸음을 내딛는 수수께끼 같은 좀머 씨. 그런 그를 꿈속에서 조차 마주할 정도로 소년은 좀머 씨에게서 호기심을 느낀다. 그러나 소년뿐만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좀머 씨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다. 그야말로 철저하게 혼자만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 정도로만 알고 있을 뿐. 이후, 나무를 타며 하늘을 나는 것이 가능한 일이라 여겼던 어린 시절을 통과한 소년은, 더 이상 나무에 기어오르는 일이 없어질 만큼 성장했다. 그 무렵 우연히 호수를 향해 걸어 들어가는 좀머 씨의 모습을 발견하지만 조용히 지켜만 본다. 훗날 사람들은 사라진 좀머 씨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지만,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