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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책/2016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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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알라딘]

 

 

 

죽음조차 희망으로 승화시킨 인간 존엄성의 승리

 

 

 

정신 의학자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이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지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펴낸 책이다.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 비극 속에서의 낙관(1983년 6월 서독 레젠스부르크 대학에서 열렸던 제3회 로고테라피 세계대회에서 발표한 주요 내용)을 차례로 담고 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니체 (Nietzsche)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제수용소에 갇혀 혹독한 시간을 보냈던 그가, 이후 그곳에서의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남긴 한 권의 메시지는 오늘날 각자의 감옥에서 고군분투하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말한다. 어떤 시련의 순간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은 지켜내야 한다고. 그래서 그 시련마저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삶을 향한 의미와 목적은 오직 자기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한 선택의 기회를 쥔 것에 감사해야 한다고, 시종 그렇게 말한다.

 

 결국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삶을 향한 태도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삶은 가치있는 것일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러므로 이것을 일생 유념해야 할 것임을 우리로 하여금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다.

 

 

내 생애 처음으로 나는 그렇게 많은 시인들이 자기 시를 통해서 노래하고, 그렇게 많은 사상가들이 최고의 지혜라고 외쳤던 하나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그 진리란 바로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라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의 시와 사상과 믿음이 설파하는 숭고한 비밀의 의미를 간파했다. '인간에 대한 구원은 사랑을 통해서, 그리고 사랑 안에서 실현된다.'    - p.77, 78

 

강제 수용소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수용소에서 남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과 친해진 후, 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이 말을 자주 머리 속에 떠올렸다. 수용소에서 그들이 했던 행동, 그들이 겼었던 시련과 죽음은 하나의 사실, 즉 마지막 남은 내면의 자유는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사실을 증언해 주고 있다. 그들의 시련은 가치 있는 것이었고, 그들이 고통을 참고 견뎌낸 것은 순수한 내적 성취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    - p.121, 122

 

만약 어떤 사람이 시련을 겪는 것이 자기 운명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그는 그 시련을 자신의 과제, 다른 것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유일한 과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시련을 당하는 중에도 자신이 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그를 시련으로부터 구해낼 수 없고, 대신 고통을 짊어질 수도 없다. 그가 자신의 짐을 짊어지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그에게만 주어진 독자적인 기회이다.    - p.139

 

 

 

1장이 제목 그대로 강제수용소에서의 체험을 기록한 수기라면, 2장과 3장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립한 로고테라피의 기본 개념과 그와 관련해 발표한 내용을 간추리고 있다. 여기서 로고테라피(Logotherapie)란, 삶의 의미를 스스로가 찾을 수 있도록 돕는데 중점을 둔 정신분석의 한 방법을 말한다. 이는 곧, 로고테라피 치료기법의 핵심은 환자 스스로의 의지, 그래서 자기 자신을 초월하는 데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개념뿐 아니라, 구체적인 몇몇 사례도 포함되어 있어서, 일상에서 느끼는 장애에 스스로 응용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자기 삶의 의미가 무엇이냐를 물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자기' 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으며, 그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짊으로써' 만 삶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로지 책임감을 갖는 것을 통해서만 삶에 응답할 수 있다. 따라서 로고테라피에서는 책임감을 인간존재의 본질로 보고 있다.    - p.181

 

나는 살아있는 인간 실험실이자 시험장이었던 강제수용소에서 어떤 사람들이 성자처럼 행동할 때, 또 다른 사람들은 돼지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사람은 내면에 두 개의 잠재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어떤 것을 취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에 달려 있다.    - p.215

 

"두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 p.237

 

 

 

 

 

죽음의 수용소에서 - 10점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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