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별책/2020

그럼에도 불구하고 | 공지영 | 위즈덤하우스

반응형

 

[이미지 출처 - 알라딘]

 

 

 

나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의 기록

 

 

 

공지영 작가가 섬진강 근처로 보금자리를 옮기고서 스스로를 보듬고 사랑으로 감싸 안고자 노력해온 나날에 대해 풀어쓴 에세이집이다. 그렇기에 가만히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적잖이 마음 공부가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것이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대목이었다. 돌이켜보면, 스스로를 아끼기보다는 몰아세우기에 바빴던 지난날의 기억이 선연하다. 어쩌면 나는 일상에서 불가피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지치고 힘든 일들에 대하여 미워하고 성낼 대상이 필요했고, 그건 곧 나 자신이어야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가장 쉽고 간단했을 테니까. 그러나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스스로를 미워하는 일만큼 비극은 없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이기에 외려 보듬고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어야만 했는데 말이다. 그런 평소의 자책이 더해져, 에세이집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은 내게 독서 이상의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들을 곱씹으면서 차곡하게 마음 수양을 할 수 있었던, 이를테면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 까닭이다.

사실 이 책은 입원하고 있던 일주일 간 병실에서 읽은 두 권의 책 중 하나였다. 일상에서의 소란하고 분주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흘러가는 시간을 정직하게 대하면서 마주한 에세이였던 터라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된 마음으로 읽어 나갈 수 있었는데, 생각 이상의 긍정적 에너지를 건네주었다. 참으로 고마운 책!

 

 

 

나는 기꺼이 방 안에 혼자 앉아서 내가 좋아라 하는 재봉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혹은 천연 화장품을 만든다. 이런 결정을 한 지 10년쯤 지나 특히나 연말의 어떤 모임에도 가지 않았는데 내가 아직 외톨이가 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결국 “자기 스스로와 함께 있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와 함께 있어도 외롭다.” 나는 나 자신과 잘 지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 p.169

 

 

 

 

 

그럼에도 불구하고 - 8점
공지영 지음/위즈덤하우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