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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전하는 작고 소박한 기쁨과 위로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가 섬세하게 꽃피워낸 시와 에세이
나무가 인간에게 주는 이로움에 대해서는 쉬이 입에 올리면서도 정작 나무에게 쏟는 마음은 한없이 부족했음을, - 나무에 대해 남긴 헤르만 헤세의 시와 에세이 안에서 - 새삼 알아차린다. 나무 한 그루가 저마다의 시련 안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온 시간들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삶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는 따뜻하고도 현명한 이가 아닐는지 생각해 보면서. 나무를 향해 진심을 노래했던 그의 시와 에세이가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기도 하다. 더불어 나무를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이룩한 작은 세계가 유달리 커 보였던 까닭에 대해서도 가만히 생각해 보게 한다. 그것은 곧 우리 각자가 나아가야 할 삶에 대한 고민과도 맞닿을 것이기에…. ‘나무는 언제나 내 마음을 파고드는 최고의 설교자다.’(p.7)라 했던 헤르만 헤세의 말이 안기는 울림이 적지 않다.
우리가 슬픔 속에 삶을 더는 잘 견딜 수 없을 때 한그루 나무는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조용히 해봐! 조용히 하렴! 나를 봐봐! 삶은 쉽지 않단다. 하지만 어렵지도 않아. 그런 건 다 애들 생각이야. 네 안에 깃든 신(神)이 말하게 해봐. 그럼 그런 애들 같은 생각은 침묵할 거야. 넌 너의 길이 어머니와 고향에서 너를 멀리 데려간다고 두려워하지. 하지만 모든 발걸음 모든 하루가 너를 어머니에게 도로 데려간단다. 고향은 이곳이나 저곳이 아니야. 고향은 어떤 곳도 아닌 네 안에 깃들어 있어. - p.10 「나무들」 중에서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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