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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살아낸 오늘을 위로하는 편의점의 밤
정체불명의 알바로부터 시작된 웃음과 감동의 나비효과
세상은 타인을 향한 관심과 포용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아름다울 수 있는 곳이지 않을까 헤아려 본다.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손길의 작은 씨앗이 관심과 관대함 속에 무럭무럭 자라 서로의 아프고 모난 구석마저도 감싸 안아주었을 때, 세상에는 제법 쓸모 있는 우직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녹록지 않은 나날에도 오늘을 기꺼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와 같은 서로를 향한 포용의 힘이 절대적임을…, 청파동의 불편한 편의점 ALWAYS를 거쳐 간 사람들 안에서 여실하게 느낀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지난가을과 겨울을 보낸 ALWAYS편의점에서, 아니 그 전 몇 해를 보내야 했던 서울역의 날들에서, 나는 서서히 배우고 조금씩 익혔다. 가족을 배웅하는 가족들, 연인을 기다리는 연인들, 부모와 동행하던 자녀들, 친구와 어울려 떠나던 친구들……. 나는 그곳에서 꼼짝없이 주저앉은 채 그들을 보며 혼잣말하며 서성였고 괴로워했으며, 간신히 무언가를 깨우친 것이다. - p.252,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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