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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숱한 날들의 기쁨과 아픔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를
아기 산양과 함께한 나날에 대한 글과 그림이다.
그 유년의 따뜻했던 경험 안에서 아기 산양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깨닫는다.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순간이지만, 그걸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은 영원할 수 있”(p.53)다는 것에 대하여. 더불어 그때에 “아기 산양이 비로소 눈물을 멈추고 웃어 보였”(p.53)던 것 역시 떠올린다.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을 나누었던 일은 이제 과거의 저편으로 흘러가 버렸지만, 서로에게 보인 진심만은 가슴속에 그대로 살아남아 있으리란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기도 하면서.
이 한 편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안에서 만남과 이별, 사랑과 우정, 이를 통한 성장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들판의 기분은 좋다가도 나빠진다. 흐렸다가 맑아지고,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다가 눈이 내린다. 들판 위의 뭇 생명은 당황하지 않고 언제나 침착하게 변화를 받아들일 뿐이다. 눈비가 내리면 가지와 잎이 바람에 흔들리지만 뿌리는 묵묵히 수분을 흡수한다. 날이 맑으면 대지는 안정을 되찾고, 초목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나와 아기 산양도 서로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졌다. 아기 산양이 슬플 때는 내가 힘을 북돋고, 내가 우울할 때는 아기 산양이 온화한 눈빛을 보내며 위로한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따름이다. - p.97 「기분과 정서」
나의 작은 산양 - 쉐타오 지음, 왕샤오샤오 그림, 정이립 옮김/책과이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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