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그 의문을 풀어줄 비밀의 방문이 열린다!
요 며칠 손에 쥐고 있던 책을 내려놓으며, ‘인생은 소설이다’라는 제목을 가만히 곱씹어 본다.
작가의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의 이야기가 우리 각자의 마음에 가뿐히 안착해 작은 파동을 이뤄내는 그 신비가 새삼 경이로웠던 것이다. 소설의 말미, 테오는 아버지이자 작가이기도 한 로맹 오조르스키의 소설에 대하여 말한다. ‘아버지는 독자들이 잠시나마 실존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등장인물들이 전하는 내밀한 사연, 그들이 겪어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소설을 주로 써왔다. 철학적인 고민, 언어의 미학과 예술성을 중요하게 다른 작품들과는 정반대 지점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p.253)다 라고. 입때껏 기욤 뮈소의 소설들을 떠올려 보면 그 역시도 로맹 오조르스키와 맥락을 함께하는 소설들을 써왔다. 그리고 나는 그의 소설을 십여 년에 걸쳐 주기적으로 만나 오면서 그 순간만큼은 일상의 크고 작은 상념들은 내려두고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마주한 극적 상황에 집중하며 때로는 그 모든 놀라운 세계를 이룩한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하고는 했다. 이번 신작 소설 역시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이번 소설 속 주인공은 작가였고, 그 안에 등장하는 일부 인물은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이기도 했는데 그들은 각자의 삶을 짊어진 개개인인 동시에 서로가 유기적으로 엮인 것처럼 쉬이 저버릴 수 없는 자기 안의 또 다른 자신이기도 함을 드러내는 마법을 보여주었다. 또한 로맹 오조르스키는 아들 테오를 알민에게서 잃을 뻔했고, 플로라 콘웨이의 딸 캐리는 숨바꼭질 도중 사라진 바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제각기의 삶 안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로맹 오조르스키가 10년이 넘게 소설 쓰기를 그만두었던 것처럼. 그리하여 그들은 결국 저마다의 아름다운 현실의 오늘을 이뤄낸 것이다.
그 눈부신 이야기 안에서 인생이란 나만의 소설을 제대로 써 나가고 싶다고 새삼스레 다짐해 본다.
나는 이제 막 인생의 첫 걸음을 떼어놓았던 그 무렵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해 부조리한 현실을 내가 갈망하는 현실로 되돌려놓는 마술을 완성했다. 픽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을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낸 것이다. - p.252
인생은 소설이다 -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밝은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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