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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꾼 작은 글의 정원
크리스티앙 보뱅은 사랑하는 여인 지슬렌을 떠나보낸 뒤 글로써 못다 한 사랑을 고백한다. 그런 까닭에 그녀의 부재를 가슴 깊이 슬퍼하면서도 여전히 그는 마음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그녀의 존재를 마주하고 있다. 더욱이 그 문장들은 보뱅 특유의 감각적인 언어 안에서 피어나 오직 그녀만을 위한 “작은 글의 정원”(p.9)을 이루고 있어 감탄을 자아낸다. 덕분에 그 정원 안에서 나는 —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서 —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하여 오래 생각하게 되었다. 역시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일이라고 되뇌면서.
지슬렌,
이제는 안다.
이제야 네 뜻을 안다.
그러므로 나는 네가 없는 삶을 여전히 축복하고,
계속해서 사랑할 것이다.
나는 점점 더 깊이 이 삶을 사랑한다.
- p.118
그리움의 정원에서 -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김도연 옮김/1984Book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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