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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희 그림산문집
초록 그림이 많아진 것은 자연스러운 삶의 반영이다.
그 싱싱한 초록 속에 내가 살고 있다는 증거다.
큼지막한 초록 잎을 시원하게 펼쳐 그릴 때면,
작은 체구의 나도 활짝 몸을 펴는 느낌이다.
- p.61
제주에 정착한 화가가 그린 그림에는 초록이 넘실댄다. 그 그림들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자니, 어느새 초록의 싱싱하고 맑은 내음을 들이켜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덕분에 낮의 조금 산란했던 마음이 진정되며, 그림에는 치유의 힘이 있고 묘한 감동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한다. 『평온한 날』은 화가의 그림뿐 아니라 제주에서의 일상과 그림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어 한층 풍성한 만듦새가 인상적이었던 그림 산문집이었다. 언젠가 그 초록의 그림들을 직접 마주하고 싶다고도 생각하며.
나이 70에 꿈이 있다. 내가 그림 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의 경이로움, 생명의 기운, 평화 같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내 그림을 보고 위로와 평안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림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생각한다. 내 그림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그런 꿈을 간직하고 오늘도 캔버스를 마주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 p.200, 201
평온한 날 - 김보희 지음/마음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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