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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망했어도 여전히 멋진 당신에게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낸 그 밤,
누군가 내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면
꼭 이 책에 쓰인 문장들과 같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문장 안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었다.
「Happy birthday to me」
너는 네가 참 안됐대. 세상의 여분이라서. 무언가 네 몫이다가도 곧잘 잃어버려서. 유일하나 반짝이지 못해서. 운이라고는 신호등 타이밍뿐이어서. 때로는 변명할 기회 없는 미움을 받고 흔한 사랑은 오아시스처럼 멀어서.
나는 알아.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조용히 바쁘던 너의 날들을. 네가 욕심이라 이름 붙인 크고 작은, 사실은, 꿈들을. 잊은 척 절대 잊지 않은 것들을. 예컨대 사랑 같은.
네가 알기를 바라. 모든 반짝임은 가뭇없이 사라져가며 네 유일함은 그 공백 속에서라도 영원하다는 것. 네 바람은 욕심이 아니라 타협하지 않아도 좋을 마땅함이라는 것. 네가 얻고자 하는 많은 것 중 가장 값진 것들은 이미 네 안에 다 있다는 것까지도.
생일 축하해.
돈과 지위, 달콤한 인정, 젊은 날의 아름다움과 같은, 네가 껴안기 위해 애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먼 훗날 눈처럼 녹아 언제 희었냐는 듯 질퍽이거든 지친 너를 내가 업고 걸을게.
네가 견뎌낸 시간과 미소 지은 날들 속에서 네가 잊지 않은 귀하고 무용한 것들을 먹고 마시며 네 안에서 조용히 키를 키워온 내가.
내 목 뒤로 한쪽 뺨을 기대고 어떤 피로감을 고백할 너에게 그때 다시 한번 꼭 말해줄게.
고마워, 여기까지 와줘서. 생일 축하해. - p.17, 18, 19
그러나 나는 내가 꽤 마음에 듭니다 - 이지은 지음/스튜디오오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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