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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나 오브라이언이 사납게 그려 낸
욕망과 해방된 영혼의 분연한 절규
“태양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이란.
악마 같아요, 과연 그렇죠. 사악합니다, 악마처럼. (…) 거부할 수가 없다니까……. ” - p.36
엘렌은 태양이 내리쬐는 8월, 바다가 있는 휴양지로 떠나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기로 한다. 으레 여성에게 요구되는 억압된 삶 안에서도 지키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던 것들로 인한 내상과 그에 따른 반발심이었을까.
어지러운 황홀함 속에 몸을 내맡긴 그녀를 도덕적 잣대가 아닌 자유 의지를 지닌 한 존재로서 헤아려본다. 그녀에게는 무엇에도 구애되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있었으리라. 그 안에서 그녀는 자신이 살아온 삶과 바라 온 삶을 자연스레 중첩시켜 보았을 것이고, 이제 그녀에게 얼마 남지 않은 소중한 무언가에 대해서도 떠올려 보았을 것이다. “낮이 전처럼 찬란하고 밝지 않다면, 밤도 그렇게 새카맣지는 않으리라”(p.235, 236) 여기게 될 때까지…….
그녀가 시도한 해방의 여정은 8월의 눈부신 태양만큼이나 강렬하게 다가온다.
햇볕, 살갗이 얼얼해지는 햇볕만을 엘런은 갈망했다. 다리를 쭉 펴고 눈을 감은 채로 햇볕에 흠뻑 젖어 들며 햇볕이 강해지고 더 강해져서 다른 사람은 모두 달아나고 태양이 오직 자신에게만 집중하기를 기도했다. - p.177
8월은 악마의 달
오브라이언이 사납게 그려 낸 욕망과 해방된 영혼의 분연한 절규 오늘날 아일랜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영어로 글을 쓰는 가장 훌륭한 소설가”,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예술가”로 평가받는 에드나 오브라이언의 제일 대담한 작품 『8월은 악마의 달』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작렬하는 태양과 쪽빛 바다가 신기루처럼 일렁이는 남프랑스의 호화스러운 휴양지를 배경으로, 이혼한 뒤에야 비로소 종교적 엄숙주의와 구태의 억압적 성 역할로부터 해방되어 참된 자아
- 저자
- 에드나 오브라이언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2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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