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해 말하다
단편소설은 호흡이 짧은 편이라 느슨하게 읽을 법도 한데, 짧은 글 안에 작가가 의도한 것을 압축해서 담았기 때문에 오히려 밀도가 높다. 그래서 어느 한 문장도 허투루 흘려보낼 수 없을 만큼. 레이먼트 카버의 글들도 마찬가지였다.
표제작인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을 포함해 총 17편의 단편이 들어있다. 이 소설집에 등장하는 단편들은 하나같이 별다를 것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일상은 우리가 삶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하는 사소하면서도 때로는 중대한 문젯거리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그것들은 타인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은 다소 지치고 절망적인 일상이다. 레이먼드 카버는 그런 일상을 숨기지 않고 거침없이 내보인다는 점이 그의 글이 가진 매력으로 꼽을 수 있겠다.
우리가 사랑에 대해 정말 알고 있는 게 뭘까?사랑에서 우리는 초보자일 뿐인 것 같아.
- p. 214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를 읽다 보면, 후기에 레이먼드 카버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나의 경애하는 작가,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단편집 타이틀인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를 이 책 제목의 원형으로 쓸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해준 테스 갤러거(Tess Gallagher) 부인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하루키가 경애하는 작가로 언급한 것을 기억해두고 진작부터 사둔 책이었는데, 5월이 되어서야 읽어봤다. 구입 전에 레이먼드 카버의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살펴봤었는데 『대성당』이라는 단편집 또한 함께 읽어보고 싶었지만, 품절이라서 구입할 수가 없었다. 근데 포스팅하면서 다시 검색하다 보니 예약판매 중!! 얼른 구입해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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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 ![]() 레이몬드 카버 지음, 정영문 옮김/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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