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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네가 찾던 꿈이길 바라.”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초보 직원이었던 페니가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돌아왔다. 이제 근무한 지 1년이 넘어 연봉협상을 하고, 일에 있어서도 제법 능숙해진 모습으로 말이다. 더욱이 꿈 산업 종사자로 인정받아 컴퍼니 구역의 출입증을 받게 되면서 - 꿈에 대한 불만들을 접수받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 민원관리국에 드나들게도 되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꿈의 세계가 한층 확장되면서 이전보다 더 자유로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 안에서 한때는 단골손님이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꿈 백화점에 발길을 끊은 이들을 향한 페니의 진심 어린 고군분투가 눈길을 사로잡는데, 쉬이 잠 못 이루는 이들의 밤을 조용히 응원하고 있는 것만 같아 마음 한 켠이 포근해진다. 이 역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기에 가능한 위로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첫 번째 이야기에서도 만났던 킥 슬럼버의 그랑프리 수상작 ‘범고래가 되어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꿈’이 탄생할 수 있었던 비화를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자신의 결핍을 탓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주해 나가는 그 모습이 멋져 보였 달까. 잔잔한 감동이 주는 설렘 안에서 내심 세 번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손님은 빈손이었다. “손님. 마음에 드는 꿈을 찾지 못하셨나요?” “네, 오늘은 어쩐지 꿈을 안 꾸고 자도 좋을 것 같아서요.” 손님이 겸연쩍게 씨익 웃었다. “맞아요. 그런 날도 있죠.” 페니가 여유롭게 대답했다. “가게 점원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의외네요. 저를 붙잡으실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손님이 나가던 걸음을 멈추고 페니를 돌아보며 말했다. “급할 거 없죠. 우린 매일 만날 거잖아요.” 페니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 표정이 옆에 있는 달러구트의 표정과 제법 닮아 있었다. “손님, 꿈 백화점은 항상 여기 있을 거예요.” - p.287
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이미예 지음/팩토리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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