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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존재를 끌어안는 영원한 청춘 문학
다자이 오사무 문학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만년』은 그가 이십 대에 발표한 열다섯 편의 초기작을 엮은 창작집이다. 그런 까닭에 젊은 감각 특유의 솔직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면서도 거침없는 면모들이 그의 필체와 다방면적인 시도들을 통해 여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 안에서도 단편 「추억」과 「어릿광대의 꽃」은 자신의 내면을 깊이 응시함으로써 이끌어낼 수 있었던 자기 고백이기도 해서 사소설로도 널리 알려진 『인간실격』과 맥을 함께하며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욱이 개인의 욕망과 집착, 실패와 좌절, 그로 인한 고뇌의 순환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내적 모순의 양상은 불확실성이 가득한 이 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향한 불안의 서사와 맞닿아 한층 흥미롭게 다가온다.
만약 이 한 줄 때문에 내 소설이 실패하고 말았다 해도, 나는 마음 약하게 그걸 지워 없앨 생각은 없다. 과시하는 김에 한마디만 더. 그 한 줄을 지우는 일은 오늘까지의 내 생활을 지우는 일이다. - p.126 「어릿광대의 꽃」
만년 -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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