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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미스터리의 역사를 재창조한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를 대표하는 작품만을 모은 에디터스 초이스
열 명의 사람들이 오웬 부부 소유의 병정 섬에 초대된다. 성별도 나이도 직업도 각기 다른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저마다 누군가의 죽음에 연루됐음에도 법으로는 심판할 수 없는 이들이었다. 저택에 들어선 사람들은 곧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고, 액자 속 병정에 관한 오래된 자장가 가사에 맞춰 한 명씩 죽임 당하게 된다. 식탁에 놓여 있던 열 꼬마 병정 인형의 수 역시 차례로 하나씩 사라져 간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1939년작 임에도 근래 발표된 여느 추리소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건재함이 단연 돋보인다. 추리소설이라면 응당 기대하기 마련인 ‘누가’, ‘어떻게’, ‘왜’를 좇는 독자의 시선을 최후의 순간까지도 팽팽하게 끌어당기며 그 탁월함을 증명하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고립된 섬 안에서 펼쳐지는 실체모를 대상에 의한 연쇄 살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는데, 그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불안과 공포, 두려움에 휩싸이면서도 상황의 전말을 파헤치고자 나름의 고군분투하는 모습, 그에 따르는 심리 묘사가 몰입감을 높였다.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고자 가벼이 펼쳐 들었다가 애거서 크리스티에 단단히 반했다. 앞으로 차근하게 한 작품씩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내 죽음을,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더디고 지루한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그렇다, 내 죽음은 흥분의 광채 한가운데서 다가올 터였다.
죽는 순간까지 나는 삶을 누리리라.
- p.319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황금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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