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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를 수놓은 천재 화가들
식민지에 이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격랑의 역사 속에서도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했던 이들이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이상과 박수근, 이중섭과 김환기 등이 그러하다. 그러나 그들이 세상에 내어놓은 몇몇 대표작과 — 예술을 향한 그들의 열정에 대한 — 단편적 일화만을 겨우 떠올릴 뿐이고,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예술혼을 불태웠으리란 것을 어렴풋이 짐작할 따름이다. 『살롱 드 경성』은 그런 그들의 삶과 작품을 살피고 있다. 그 안에서 나는 —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 제 안에서 꿈틀대는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갈망을 실현시키고자 분투했던 그들의 집념과 노고, 그 예술혼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그것은 예술이 삶 그 자체였고, 그런 삶은 곧 예술이었다고 밖에 표현할 길 없는 경이이기도 했다.
예술가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기본과 본성에 충실하고자 했던 이들이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들여다보기 때문에,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가장 순수하게 간직한 채 이를 표현해 낼 수 있다.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지켜내지 못하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그 어떤 세속적 이해관계에도 굴복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들은 솔직하고 떳떳하게 삶을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존재들이다. 우리가 예술가의 생애와 작품을 들여다보면서 감동을 받는다면, 바로 그런 예술가의 ‘삶의 태도’에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세파를 견디며 철저한 고독 속에서 지켜낸 예술가의 정직한 표현! 그것을 보면서 우리는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고, 각자의 삶과 경험에 비추어 각기 다른 나름의 ‘시사점’을 얻는 것이다. - p.6, 7 「프롤로그」
살롱 드 경성 - 김인혜 지음/해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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